심혈관·관절까지 해치는 건선…생물학 제제로 치료
피부가 좋아졌다 나빠지길 반복하는 건선은 삶을 갉아먹는 병이다.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가을 환절기에는 피부 발진, 가려움증 등 피부증상이 심해진다. 다행히 최근엔 건선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다양한 생물학 제제가 개발되면서 완전히 깨끗한 수준까지 피부 상태를 개선한다. 치료 편의성을 높이면서 각종 건선 합병증 발생도 억제한다. 건선은 단순 피부 질환이 아니다.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일반인보다 피부 각질 형성 세포가 빨리 분화해 생긴다. 정상 피부 세포는 약 30일을 주기로 재생하지만 건선 피부는 재생 주기가 3~6일 정도로 매우 짧다. 팔꿈치·무릎·두피 등 전신에 각질이 겹겹이 쌓이면서 피부가 하얗게 일어난다. 피부 염증으로 빨갛게 발진이 돋고 극심한 가려움증에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병을 키울 뿐이다. 염증은 겉으로 보이는 피부는 물론 심혈관·관절 등을 자극한다. 건선을 오래 앓으면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염증이 관절까지 침범하는 건선성 관절염을 앓기도 한다. 손가락·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서부터 염증이 나타나 붓고 뻣뻣해지다가 관절 변형으로 악화한다. 피부 스트레스로 우울증도 유발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이나 팔다리 피부가 매끈하지 않아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다. 염증이 관리되지 않으면 건선의 모든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돼 악화한다. 건선은 중증도, 병변의 형태 등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이 다르다. 경증일 때는 건선이 생긴 부위에 연고·로션·겔 형태의 치료제를 발라 증상을 완화한다. 하지만 전신으로 퍼진 증증 건선에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다행히 건선 발병의 주요 원인인 면역 체계에 작용해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다양한 생물학 제제가 등장하면서 진일보했다. 매년 4~12회가량 꾸준히 주사를 맞으면 완치 수준 피부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관절 변형을 억제하는 데에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여러 종류의 생물학 제제로 환자 특성을 고려한 치료제 선택도 가능하다. 2017년 6월부터는 중증 건선에도 산정 특례가 적용돼 비용 부담도 줄었다. 최근엔 12주마다 한 번씩, 연간 4회 투여해 투약 편의성을 높이면서 피부가 보다 깨끗해지는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도 나왔다. 건선은 더는 불치병이 아니다. 제대로 치료하면 지긋지긋한 건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다만 피부 증상이나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관리가 중요하다. 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병수 교수는 “생물학 제제로 장기간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만큼 중증 건선 환자도 적극적인 치료로 평범한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심혈관 생물학 건선성 관절염 건선 치료 건선 피부